[타임십] 우주론
타임십은 영국의 SF 소설가 스티븐 백스터가 집필한 작품으로, 1895년에 하버트 조지 웰스가 쓴 타임머신의 공식 후속편임
타임머신 100주년 기념으로 쓰여진 작품으로, 해당 작품은 웰즈 재단으로부터 후속 작품으로 공식 인정 받은 기념비적인 작품이기도 함
내용을 쓰기 전에 일단 인증부터
브게 유저들이라면 올해 상반기에 타임십 관련 글을 써볼까? 하고 운을 떼던 당시를 기억하고 있는 유저들이 있을 것임,
한 번은 읽는 도중이라면서 내용을 찍어 올리기도 했었고, 근데 내용이 길고 페이지도 많아서 하나하나 찍어 올리기에는 좀 에반가 싶어서 내가 직접 타이핑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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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 (타임라인)
“그렇소. 나는 이 ‘플래트너라이트’ 라는 것을 좀 더 자세히 조사해 보고 싶소.”
그는 고글을 착용하게 기계에 달린 빛나는 석영 막대를 바라보았다.
“복수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지. 여러 형태의 세계가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 말이오. 당신은 이미 두 개의 역사를 목격했고.......”
“엘로이와 몰록의 역사와 구체의 역사 말이지.”
“이런 다양한 역사의 형태가 당신 앞에 평행으로 뻗어 있는 복도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보시오. 당신의 기계를 사용하면 그런 복도 중 하나를 앞뒤로 이동할 수 있는 거요. 각각의 복도는 서로 독립적으로 존재하게 되어 있소. 그 위에 특점 지점에서 앞을 보면, 그는 완벽하게 자기 완결적인 하나의 역사를 바라보게 되는 거요. 다른 복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 수 없고, 또한 복도들이 서로에 영향을 끼칠 수도 없는 셈이지. 하지만 어떤 복도에서는 상황이 아주 다를 수도 있는 거요. 어떤 곳에서는 물리 법칙이 다를 수도 있는 거고.......”
“계속해보게.”
“당신은 이 기계가 공간과 시간의 왜곡을 원리로 하여 움직인다고 말했었소. 시간 속의 여행을 공간 속의 여행으로 치환한다고 말이오. 나도 그 생각에 동의하는 바요. 플래트너라이트가 그런 현상을 일으킨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 하지만 반대로 어떤 원리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겠소? 그럼 이제 생각을 해보시오. 다른 역사 중 하나의 우주에서는, 이런 시공간 왜곡 현상이 상당히 자주 일어나는 거요.”
→ 타임십에서 역사는 여러 형태를 갖고 이런 역사들은 우주라고 언급됨, 어느 우주는 물리 법칙이 다른 우주로 있을 수도 있음
모지스는 네보깁펠 쪽을 돌아보았다.
“만약 당신이 미래에서 온 인간이라면, 이 모든 이야기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지고 계십니까?”
네보깁펠의 의자는 여전히 그늘 속에 있었지만, 그는 조금씩 다가오는 햇살을 피하려 노력하고 있는 듯했다.
“나는 인간이 아니오.”
그는 냉정하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미래 중 하나에서 온 존재는 맞소. 아마도 무한 개의 가능한 미래 중 하나에서 말이오. 또한 타임머신이 역사의 과정을 바꿀 수 있고, 따라서 새로운 사건들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도 사실로 보이오. 분명 논리적으로 가능한 일이지. 사실 타임머신의 작동 원리 역시 다른 평행 세계를 통해 설명할 수 있는 플래트너라이트의 성질 자체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오.”
→ 미래는 무한 개의 가능한 형태로 존재함
주시자들은 분명 원하는대로 가상의 시간선을 따라 이동할 수 있을 것이다. 대양의 해류를 가로지르는 증기선만큼이나 간단하게. 다중성 속의 무한한 역사 사이를 넘나들 수 있는 것이다. 주시자들은 제작자들이 만들어낸 조악하고 위험한 비선형 엔진의 훌륭하고 완전한 발전형을 가지고 있던 것이다.
→ 이런 역사, 곧 우주는 무한함
○ 다중 세계
“양자역학에 다중 세계 해석이라는 새로운 해석이 존재하오. 아니, 존재하게 될 것이오.”
네보깁펠이 말했다. 그의 꿀렁거리는 기묘한 목소리에 등골이 서늘해졌다.
“지금으로부터 10년이나 20년 쯤이 흐르면 중요한 논문이 한 편 발표될 거요. 에버렛이라는 이름이 떠오르는데.......”
→ 타임십은 양자 역학, 다세계 해석을 기반으로 우주론을 구축함
모지스가 끼어들었다.
“말하자면 이런 겁니다. 단 두 지점에만 존재할 수 있는 입자가 하나 있다고 칩시다. 이쪽 아니면 저쪽에요. 각각의 지점에 존재할 확률은 정해져 있는 겁니다.
알겠습니까? 이제 현미경을 사용해 이쪽에서 그 입자를 관찰한다면.......”
“다중 세계 이론에 따르면, 그런 관찰을 수행하는 순간 역사는 두 가지로 분화되는 것이오. 다른 역사 속에는 이쪽 대신 저쪽에서 그 입자를 관찰한 또 다른 당신이 존재하게 되는 거요.”
네보깁펠이 말을 이었다.
“다른 역사라고?”
모지스가 웃음을 지으며 덧붙였다.
“이쪽과 마찬가지로 현실성과 완결성을 갖춘 역사가 말이죠. 다른 선생님이 있는 겁니다. 매 순간 무한한 수의 선생님이 토끼처럼 증식하고 있는 것이죠!”
→ 분기하는 역사는 무한한 수이며, 매 순간마다 증식하는데, 이런 역사는 현실성과 완결성을 갖춘 다른 역사 (우주)가 됨
“끔찍한 생각이로군. 둘이면 충분할 줄 알았는데. 하지만 네보깁펠, 그런 식으로 증식하고 있다면 우리 본인도 그 사실을 알아차려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지 않소. 왜냐하면 그러한 계측 자체가 분열이 일어난 후에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이오. 그런 분열 자체의 결과를 관찰하는 일은 불가능하기 마련이오.”
→ 계측은 어디까지나 분열이 일어난 뒤에 벌어지기 때문에 분열의 결과를 관찰하는 것은 불가능함
계측하더라도 이미 무한한 수의 세계가 생긴 뒤에야 계측할 수 있다는 것.
모지스가 끼어들었다.
“이런 개념이 지금까지 우리가 마주한 패러독스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이유는 아시겠지요. 만약 하나 이상의 역사가 존재할 수 있다면.......”
“인과 관계의 위반은 간단히 해결되는 셈이오.”
네보깁펠이 말했다.
“생각해 보시오. 만약 당신이 총을 들고 과거로 가서 모지스를 즉시 쏘아버렸다고 해봅시다.”
모지스는 이 말을 듣고 약간 창백해졌다. 네보깁펠은 그러든 말든 계속했다.
“그러면 가장 단순한 패러독스가 성립하는 셈이오. 만약 모지스가 죽으면, 그는 타임머신을 만들지 못할 것이고, 당신이 되지도 못할 것이오. 따라서 살인을 저지르기 위해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겠지. 하지만 그 살인이 벌어지지 않는다면, 모지스는 타임머신을 만들 것이고, 이윽고 과거로 돌아가 젊은 시절의 쏘아버릴 것이오. 그러면 그는 타임머신을 만들지도 못하고, 살인도 저지르지 못할 것이고, 또한.......”
“충분하네. 이해할 것 같으니.”
“인과 관계의 진행에서 문제가 발생한 거요. 끝나지 않는 순환이 생겨버린 것이지.”
네보깁펠이 말했다.
“하지만 만약 다중 세계 이론이 옳다면, 패러독스는 존재하지 않게 되오. 역사가 둘로 갈라지니 말이오. 한쪽의 역사에서는 모지스가 살아남고, 다른 쪽의 역사에서는 그가 죽게 되는 것이오. 시간여행자인 당신은 그저 한쪽 역사에서 다른 쪽 역사로 건너가기만 한 것이오.”
“이제 알겠네.”
나는 경탄하며 말했다.
“이 다중 세계 이론이야말로 우리가, 나와 네보깁펠이 목격한 바로 그것인 셈이로군. 우리는 이미 한 가지 이상의 역사가 펼쳐지는 모습을 본 셈이니 말이야.......”
이 생각만으로도 나는 깊은 안도감을 느꼈다. 두 번째 시간여행을 떠난 이후 계속 내 머릿속에서 소용돌이치던, 서로 모순되는 두 역사에 대한 개념을 설명할 수 있는 논리가 최초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내게 있어 어떤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논리적 기반을 찾는 일은, 물에 빠진 사람이 두 발로 딛고 설 수 있는 땅을 찾는 것만큼이나 중요했다. 이 이론을 어떻게 현실에 작용할 수 있는가는 아직 짐작조차 할 수 없었지만 말이다.
또한 만약 네보깁펠의 말이 맞다면, 위나의 역사가 파괴된 일이 내 책임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도 떠올랐다. 어떻게 보면 그 역사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니 죄책감과 비탄이 어느 정도 사라지는 듯했다.
→ 역사가 갈라지면 그 순간 별개의 우주가 되어 패러독스는 존재하지 않음, 위에서 말했듯 이런 별개의 역사들은 무한한 수로 존재함
나는 욕설을 내뱉었다.
“이제 이런 일은 전부 끝난 줄 알았는데. 하지만 팔레오세까지 와서도 계속해서 친척을 만나게 되는군!”
나는 그 작은 시체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이놈이 원숭이, 인간, 그리고 몰록의 조상이란 말이군! 평범한 도토리지만, 언젠가는 떡갈나무로 자라나 이 지구를 넘어선 세계까지 뻗어나가게 될 운명을 가진...... 이 별 볼일 없는 작은 친구의 사타구니에서 얼마나 많은 인간이, 국가가, 종족이 태어날 수 있을지 궁금하군. 나는 다시 한 번 나 자신의 과거를 살해한 셈이야!”
네보깁펠이 입을 열었다.
“당신과 나는 계속해서 역사에 간섭할 수 밖에 없소. 우리가 숨을 쉴 때마다, 당신이 나무를 베어 넘길 때마다, 우리가 동물의 목숨을 빼앗을 때마다, 우리는 계속해서 복수의 세계를 증식시키고 있는 거요. 그뿐이오. 피할 수 없는 일이지.”
→ 역사에 간섭하면 할 수록, 계속해서 복수의 세계를 증식시키게 됨
한동안 나는 독특한 평화의 기분 속에 잠겨 있었다. 처음으로 타임머신이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그 기계를 비할 대 없는 악을 행하는 도구라고 생각했다. 역사를 마음대로 파괴하고 왜곡할 수 있기 때문에 말이다. 내가 조종간을 슬쩍 움직이기만 하면 아직 태어나지 않은 수백만의 인간 영혼이 말살된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마침내, 이제야 나는 타임머신이 역사를 파괴하는 도구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타임머신은 역사를 창조하는 도구였던 것이다.
보다 큰 다중성 안에는 가능한 모든 역사가 존재하며,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라는 목록 안에 나란히 적혀 있다. 가능했던 모든 역사들은 제각기 자신만의 정신과 사랑, 희망을 담은 채로 다중성 안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 다중성에는 가능한 모든 역사 (우주)가 존재하며, 가능했던 모든 역사들은 다중성 안 어딘가에 있음
○ 경계
“이제 경계에 가까워진 거요. 시간 그 자체의 탄생에 말이오....... 하지만 우리는 아직 홀로 남은 것이 아니오. 우리 역사. 즉, 이 젊고 빛나는 우주는 그 경계에서 탄생할 수 있었던 무한히 많은 우주 중 하나일 뿐이기 때문이오. 그리고 우리가 시간을 거슬러 가는 동안, 그 모든 복수의 우주들도 날아드는 새 떼처럼 그 순간 경계를 향해 모여들고 있는 거요.”
→ 경계는 무한히 많은 우주들의 시작점이며, 원천임
이제 내 의식을 채우고 있는 것은 회백색의 빛 뿐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은유라 해야할 것이다.
내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것은 물리적인 빛이 아니라 플라톤이 가정했던 빛, 모든 의식의 기저에 깔려 있는 빛이라는 사실을 나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든 물질과 사건, 정신을 그림자의 형태로 현실에 만들어내는 바로 그 빛 말이다.
네보깁펠이 속삭였다.
“우리는 근원점의 시기에 도달한 거요. 시간과 공간은 서로 너무 얽혀서 구별할 수 없는 상태요. 이곳에는 물리법칙이란 없소....... 구조가 없으니까. 한 지점을 가리키면서 저곳은 저기 있고, 얼마만큼 떨어져 있다고 말할 수 없는 상태인 거요. 내가 여기 있다고도 말할 수 없소. 계측도, 관측도 불가능하오....... 모두가 하나가 된 거요.”
→ 경계는 관측도, 계측도 불가능한 곳이며 물리법칙도 없음
우리의 역사가 하나의 빛나는 점으로 모이면서, 복수의 역사들이 모두 하나로 모였다. 경계 자체가 녹아 사라지고 있었다. 이해가 되는가? 부서진 다중성 속에 무한한 가능성 속으로 사그라지고 있었다.......
그리고 단 하나의, 매우 밝게 깜빡이는 점 하나만 남았다. 플래트너라이트의 녹색으로 빛나는 점이.
→ 이후에 무한한 가능성의 우주가 점처럼 수축되어 사그라들었고, 점 하나만 남게 됨
○ 최적의 우주
“하지만 우리가 어디 도착한 건가? 이 역사는 어떤 곳인가? 우리 역사와 비슷한 곳인가?”
“아니오. 우리 역사와 같은 곳은 아니오.”
“우리가 여기 살 수 있을까?”
“모르겠소....... 우리를 위해 고른 우주가 아니니까. 제작자들은 다중성 속에 무한한 우주들 사이에서 자신들에게 가장 적합한 우주를 골랐다는 것을 잊지 마시오.”
“좋아. 하지만 제작자들에게 ‘최적’인 우주가 대체 어떤 곳인가?”
나는 막연하게 천국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평화, 안전, 아름다움, 빛이 있는 장소. 그러나 나 자신도 이런 상상이 한심할 정도로 인간 중심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제 우리 주변의 어둠 속에서 새로운 빛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처음에는 시간의 시작에서 보았던 화염구의 빛이 되돌아온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이번 빛은 매우 부드럽고 뚜렷했다. 오히려 별빛 쪽에 가까워 보였다.......
네보깁펠이 말했다.
“제작자들은 인간이 아니오. 그러나 인류의 후손인 것은 분명하오. 그들이 저지른 짓은 정말로 놀라울 정도로 무모한 것이었소.
그 무한한 가능성 속에서, 제작자들은 단 하나의 우주, 공간적으로 무한하고 시간적으로도 영원한 우주를 찾아낸 거요. 시간의 시작점이라는 경계가 무한한 과거로 확장된 우주 말이오. 우리는 근원점의 순간을 넘어서 시공간의 경계 그 자체로 여행했고. 그리고 그들의 원숭이 손은 그곳에 존재하는 특이점에 손을 대서 거꾸로 밀어내 버린 거요!”
이제 내 주변의 어둠 속에서 별빛이 솟아나고 있었다. 사방에서 별이 점화되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태양의 표면에 있는 것처럼 하늘 모든 것이 밝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 작품 후반에는 제작자라고 불리는 인류의 후손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공간적으로 무한하며, 시간적으로도 영원한 단 하나의 우주를 찾았음
무한한 우주라니!
런던 하늘의 자욱한 연기를 뚫고 바라보면, 천구 위를 수놓는 별들이 보일 것이다. 너무 방대하고 변하지 않는 광경이라, 우주가 무한한 것이고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 생각하기는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럴 리가 없다.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아주 간단한, 상식 수준의 질문 하나만 해보면 된다. 왜 밤하늘이 어두운 것인가? 만약 우주가 무한하고, 끝없는 진공 속에 별과 은하가 흩어져 있다면, 어느 지점을 향하든 당신의 눈에는 별의 표면에서 방출되는 빛이 도달하게 된다. 밤하늘의 모든 지점은 태양만큼 밝게 빛나야 할 것이다.......
제작자들은 하늘의 어둠 그 자체에 도전한 것이다.
나는 이 독특한 광경의 의미를 즉시 이해할 수 있었다. 여기서도 은하와 항성 사이에서 관측됐던 규칙성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기체 한 줄기, 떠돌아다니는 원자 하나에조차도 의미와 구조가 깃들어 있었다. 각 원자의 배열, 회전하는 방향, 그리고 이웃 원자들과의 연결 방식 모두에 목적이 있었다. 마치 이 우주 전체가, 이쪽 인류의 고대부터 축적되어온 지혜를 담기 위한 하나의 거대한 도서관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모든 물질 하나, 아주 가는 한 줄기 기체까지도, 모두 정리 되어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네보깁펠이 모든 지성의 궁극적 목적이라고 말했던 그대로 말이다!
그러나 이 배열은 단순한 도서관 이상이었다. 수동적으로 모아놓은 낡은 정보가 아니었던 것이다. 내 주변의 모든 것들에는 생명의 느낌, 절박한 느낌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마치 정렬되어 있던 방대한 양의 물질에 의식이 고루 분포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정신이 온 우주를 가득 채우고, 그 가장 단순한 구조 속에까지 스며들어 있었던 것이다! 사실이 기록되어 배열되어 있는 이 모든 물질 속을, 사고와 의식의 거대한 파도가 휩쓸고 지나가는 모습이 눈 앞에 보이는 듯했다. 나는 이 방대한 규묘에 감탄할 뿐이었다. 이 무한성이 어떤 것인지 감도 잡을 수 없었다.
그에 비하면, 내 종족은 겨우 사소한 행성의 바깥 거죽만을 조작할 뿐이었다. 몰록들은 자기네 구체만 다스렸다. 심지어 제작자들조차도 은하 하나를 손에 넣었을 뿐이었다. 수백만 개가 존재하는 성계 중 단 하나만을.......
그러나 이곳의 정신은 모든 것을 손에 넣었다. 무한 그 자체를.
마침내 나는 이해할 수 있었다. 무한과 영원한 생명의 의미와 그 목적을, 직접 목격했던 것이다.
우주는 무한히 오래되었고 무한히 뻗어있다. 그리고 정신 역시 무한한 세월 동안 존재해왔다. 정신은 모든 물질과 힘을 조작할 수 있게 되었고, 무한한 양의 정보를 축적했다.
이곳의 정신은 전지적이고, 전능하고, 모든 곳에 편재하고 있었다. 제작자들은 시간의 시작에 도전해서 자신들의 이상을 이루어낸 것이다. 그들은 유한을 넘어 무한을 개척한 것이다.
→ 계척자들이 찾은 최적의 우주는 무한하게 오래된 곳이며, 무한하게 뻗어 있는 곳임
여기서 살아가는 정신은 모든 물질과 힘을 조작할 수 있고, 무한한 양의 정보를 축적하며 전지전능하면서 모든 곳에 편재함
원자와 힘이 내 지각의 배경 속으로 사라져버렸고, 내 눈은 다시 한 번 끝나지 않는 빛과 우주를 수놓는 별의 형상으로 가득 찼다. 나와 함께 있던 주시자는 사라지고 없었다. 나는 실체 없는 하나의 시점으로 홀로 남은 채 허공에서 천천히 회전하고 있었다.
내 주변을 매운 깊은 별빛은 무한한 것이었다. 사물, 나 자신, 내 하찮은 걱정들이 얼마나 사소한 것인지 느낄 수 있었다. 무한하고 영원한 우주에는 중심이 존재하지 않았다. 시작도, 종말도 존재하지 않았다. 모든 사건, 모든 관점은 영원한 세계 속에서는 모두 동일한 것이었다....... 무한한 우주 속에 나 자신은 무한소의 존재가 되는 것이었다.
→ 해당 영역은 무한한 우주이며, 인간은 무한소, 0은 아니지만 무한하게 작은 정도의 존재가 됨
“네보깁펠, 자네 우리가 시간의 시작점에서 경계를 넘은 후의 일이 얼마나 기억나나? 빛나는 하늘이라든가, 그런 것들 말이야.”
“모두 기억나오.”
그의 눈은 검게만 보였다.
“당신은 기억나지 않는 거요?”
“모르겠네. 이제는 모두가 꿈만 같아. 특히 여기서 잉글랜드의 차가운 빗방울을 맞고 있으니 말이야.”
“하지만 최적 역사 쪽이 현실이오.”
그는 속삭였다.
“이곳의 모든 것이.......”
그는 평화로운 리치먼드의 풍경을 손짓해 보이며 말했다.
“바로 이쪽이, 이곳의 부분적이고 최적에 이르지 못한 역사야말로 꿈인 것이오.”
→ 최적 역사를 제외한 나머지 역사 (우주)들은 꿈이나 다름이 없고, 최적 역사 쪽이 현실로 존재함
○ 계층 구조
“하지만 자네는 어떤가, 네보깁펠? 나와 함께 가지 않겠나? 자네가 할 일이 분명 있을 게야. 게다가 자네를 여기 홀로 버려두고 가고 싶지는 않다네.”
“고맙소. 하지만 사양하겠소. 나는 이곳에 오래 머물러 있지 않을 거요.”
“어디로 갈 건가?”
그는 얼굴을 들었다. 빗줄기가 잦아들고는 있었지만, 밝아오는 하늘에서는 여전히 부슬비가 내려 그의 커다란 각막 위로 흘러들고 있었다.
“나 역시 순환 고리가 닫히는 것을 인지하고 있소. 그러나 나는 그런 순환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도 알아보고 싶소.......”
“무슨 말인가?”
“당신이 이곳으로 돌아와 젊은 시절의 자신을 쏘더라도, 인과의 모순이 발생하지는 않을 거요. 대신 새로운 역사를, 다중성 속에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내게 되겠지. 당신이 젊은 시절에 낯선 이의 손에 죽음을 맞이하는 역사 말이오.”
“이제 그건 확실히 이해하고 있네. 다중성이 존재하는 이상, 하나의 역사 속에는 패러독스가 존재할 수 없지.”
몰록은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그러나 주시자들은 당신을 이곳으로 데려와서, 당신 자신에게 플래트너라이트를 전달해줄 수 있게 했소. 그래서 당신이 첫 타임머신을 발명하고 다중성을 창조하는 일련의 사건을 시작할 수 있도록 말이오. 따라서 이것은 보다 높은 수준의 봉합인 거요. 자신에게 작용하는 다중성인 게지.”
나는 그가 어떤 결론을 내리려는지 눈치챘다.
“그러면 결국 인과관계에는 일종의 닫힌 고리가 존재하기는 한다는 게로군. 자기 꼬리를 먹는 벌레처럼 처음부터 다중성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다중성 자체가 존재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 아닌가!”
네보깁펠의 말에 따르면, 주시자들은 이 궁극의 패러독스의 해답을 얻기 위해서는 그보다 더 높은 수준의 다중성, 다중성의 다중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인과의 고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논리적으로 보아 그보다 상위의 단계가 필요하오. 우리가 하나의 역사 속 패러독스를 해결하기 위해 다중성이라는 개념이 필요했던 것처럼 말이오.”
“하지만 젠장, 네보깁펠! 생각만 해도 현기증이 나는구먼. 평행으로 늘어서 있는 우주들의 집합이라니, 그런 것이 가능하기는 한 건가?”
“가능한 것 이상이오, 그리고 주시자들은 그곳으로 여행하려 하고 있소.”
→ 주시자들은 개척자들의 행위도 만족하지 못하고, 상위 단계로 여행하려고 하고 있음
언급을 따르자면 평행으로 늘어서 있는 우주들의 집합이라고 언급됨
그는 고개를 숙였다. 이제 새벽빛이 제법 밝아졌고, 나는 그 때문에 그의 눈가에 창백한 피부에 주름이 잡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나를 데려가려고 하오. 그보다 더 대단한 모험은 생각할 수가 없소....... 당신은 어떻소?”
나는 타임머신의 안장에 앉은 채로, 마지막으로 흠뻑 젖은 19세기의 평범한 새벽 풍경을 둘러보았다. 피터셤 가를 따라,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사람들로 가득한 집들의 윤곽이 보였다. 우유 배달부나 우체부가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모양이었다.
나는 다시는 이 길을 걷지 못할 것이었다.
“네보깁펠, 그 상위 단계에 다중성에 도달한 다음에는, 뭘 할 생각인가?”
“무한에는 여러 층위가 있소.”
네보깁펠은 차분하게 말했다. 그의 얼굴 가죽을 타고 부슬비가 방울져 흘러내리고 있었다.
“마치 계급과 같은 거요. 보편적인 구조의 계급이나, 야심의 등급 같은 것이지.”
그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몰록의 부드러운 꼴꼴거리는 소리가 섞여 있었다. 굉장히 이질적인 억양이었지만, 그 안에는 경탄의 감정이 베어 있었다.
“제작자들은 우주 하나를 손에 넣었지만,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소. 따라서 그들은 유한성에 도전했고, 시간의 경계에 닿았으며, 그를 뛰어넘어 정신이 다중성 안에 존재하는 모든 우주를 정복하고 그곳에서 생존할 수 있게 했소. 그러나 최적의 역사에 살고 있는 주시자들에게는 이조차도 충분하지 못한 거요. 그리고 그들은 그 너머로 가서, 더 높은 층위의 무한에 도달할 방법을 찾고 있소.......”
→ 계척자들은 다중성 안에 존재하는 모든 우주 (=무한 수의 평행우주)를 정복하고, 무한하게 오래됐으며 무한하게 뻗어 있는 최적의 우주에서 생존할 수 있을 정도로 올라갔지만, 주시자들은 이런 결과도 충분하지 못했기에 그 너머. 더 높은 층에 있는 무한에 도달하기 위해 여행을 떠남
“그럼 성공하면? 그러면 휴식을 취하게 되나?”
“휴식이란 없소. 한계도 없소. 저 너머라는 개념은 사라지지 않는 거요. 생명 그리고 정신이 도전해서 뚫지 못하는 경계란 존재하지 않으니까.”
→ 이런 다중성의 계층들은 한계가 없으며 계속 이어짐
○ 요약
타임라인 (역사) : 우주
다중 세계 : 미래는 무한하고, 무한한 수의 토끼처럼 증식함, 역사도 무한함
경계 : 무한하게 많은 우주들조차 수축되어 점 하나만 남김
최적의 우주 : 공간적으로 무한하며, 시간적으로 영원하게 존재하는 우주, 해당 우주는 무한하게 오래됐지만 동시에 무한하게 뻗어있음
개척자 : 최적의 우주는 자신들에게 가장 적합한 형태로 있으며, 이런 무한한 우주에서 정신이 되어 있음
주시자 : 이런 개척자들의 결과에도 만족하지 못하며, 최적의 우주에서 실체를 갖지 않고 정신으로 존재했던 주인공에게도 간섭할 수 있었음, 다중성의 다중성이라 언급되는 계층조차 초월하여 더 높은 계층에 도달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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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초우주권 작품 관련 글은 타임십을 끝으로 안 쓰지 않을까 싶음, 이유는 별 거 없고 내가 힘들어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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