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이목을 만들어버린 작가의 대답이 궁금하네요

킹덤이라는 만화를 2년 전에 접하게 되어 그뒤로 애독하고 있습니다. 킹덤에 대한 생각을 자유로이 올릴 수 있는
이 커뮤니티 사이트가 있는 걸 우연히 찾게 되어 8월부터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글을 올리고 있는데 이게 요즘 하나의
소중한 취미생활이 되었습니다. 코로나 터지고 뭐 하나 마음 놓고 할 수 있는 게 없었으니까요.
(오늘로 이 글이 70번째 글..)
실제 역사에서 조나라 최후의 명장으로 활약한 이목을 개인적으로는 매우 존경하고 있는데, 여기 만화에선 작가가
이목을 무슨 대역죄인에다가 조괄보다 더한 패장으로 그려놔서 작가가 정말로 중국사 <사기>의 기록을 인용해가며
스토리를 짜는 게 사실인지 묻고 싶을 정도가 됐어요.
아니면 불륜으로 가정 파탄나고 그라비아 모델 꽁무니만 쫓아다니면서 본업에 집중 못해 스토리를 말아먹은 건지..
실제 역사에서 이목이 살아있는 동안 진나라는 조나라를 멸망시키는 건 꿈도 꾸지 못할 정도로 체면을 구겼는데 위에
있는 장면대로 포효를 외쳐도 누구 하나 반박하지 못할 정도로 이목은 압도적인 방어와 수성 능력을 자랑했습니다.
(몽무, 등, 환기, 왕전이 때로 모여 덤빈다 해도 이길 수 없는 명장)
진짜 작가를 상대로 중간에 인터뷰나 토크쇼가 진행되어서
"작가님, 왜 만화에서 이목은 매번 싸울 때마다 형편없이 발리는 졸장이고 곽개는 왕전, 환기, 양단화의 연합군도 막아낼
정도의 수비력을 자랑하는 불세출의 명장이 되게 만화를 그리셨나요? 그 여론이 요즘 굉장히 핫한 거 아시나요?"
라고 작가한테 물으면 작가는 밑에 있는 이 대답들 중에서 무엇이라고 대답할까요?
대답 1. 작중 주인공이 이신이랑 여정(진시황)인데, 그들의 주 무대가 진나라니까 당연히 스토리 구상하려면 진나라 쪽에다
힘을 실어줘야 하니까요. 나머지 여섯 나라는 다 <패배자들>로 치부하면 되죠. 어차피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니.
대답 2. 이목이 실제 역사상으론 구국의 영웅이라 조나라 정부 입장에선 영웅인 동시에 경계 대상이기도 하니 그냥 그런 기록을
<편승>해서 비튼 겁니다. 애초에 이목은 위로 모시는 왕에 대한 운도 복도 지지리도 없었고 그가 있던 시대에 조나라는 내부에서부터
썩어가는 신세였으니.
대답 3. 그렇게 그리는 게 스토리 전개상 <편리>하니까요? 대신에 진나라가 천하통일을 하는데 역경이 만만치 않도록 묘사하려고
조나라에다 40만 대군이 참살당한 장평대전을 극복하고 버프 하나는 엄청나게 주었습니다. 바로 대규모 클론병사 동원 및 생산 능력.
대답 4. 스토리 짜다 보니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와버렸네요. 이목이 역적이고 곽개가 대영웅이라니. 그럴 의도는 전혀 없었는데.
대답 5. 업 공방전에서 이신, 왕분, 몽념이 재능을 개화하도록 희생양으로 만든 거고, 다시 재기해서 조나라 백성들의 영웅으로
만들기 위한 일종의 물밑작업입니다. 호첩을 죽인 환기를 이목이 꺾고 나면 손바닥 뒤집듯이 위상을 회복하게 스토리 구상중입니다.
대답 6. 제가 한동안 개인적으로 좋지 못한, 부끄러운 모습이 많았습니다. 그런 게 스토리를 구상하는데 좋지 못한 영향을 많이
미쳤다는 걸 휴재하는 기간중 제 작품을 돌아보면서 실감했고, 이목의 현 상황이 완전 제가 저 자신에게 만든 꼴불견과 같다는 걸
알았습니다. 다시 한번 독자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좋은 스토리로 보답하겠습니다.
작가는 뭐라고 궤변을 늘어놓을까요? 본인이 그리는 작품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진짜 생각 잘해서 대답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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