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지구를 지켜라 후기

너무너무 재밌게봤습니다
정말 잘만든 영화네요
지금까지 지구를지켜라 안본 두가지 이유
첫번째는 후반부 반전이랑 엔딩을 이미 알고있다는것
두번째는 영화가 잔인하고 우울할거같다는 막연한 느낌
그래서 재미없거나 취향에 안맞을까봐 피해왔는데
지금까지 안본게 후회됨 진작볼걸,,
반전 알고있어도 충분히 재밌었습니다
장르가 블랙코미디인데 웃긴 장면도 많았고
분위기가 그렇게 우울하지도 않음
고문장면도 고어한 장면은 없습니다
움찔하는 장면들은 있는데 선넘는 장면까진 없음
의외로 후반부가 본격 sf인점과
중간중간 연출들이 마음에 들었는데
빠른 호흡의 편집들은 은근 에드가라이트 떠오르더군요
보면서 느낀건데
개인적으로 영화의 컬러그레이딩은 00년대초까지가 좋네요
이직 디지털로 넘어가기전인 그 컬러그레이딩과 합쳐져서
화면에서 내내 꾸릿꾸릿한 냄새가 납니다
녹조낀 하수구의 구정물 냄새와도 같은 무언가가요
병구의 삶과도 같은 그런 냄새
애잔한 냄새
캐릭터들도 하나하나 인상깊었음
배우들이 연기도 너무 잘하고
조연인 추형사와 순이부터
주인공 병구는 당연하고 만식이 상당히 기억에 남더라구요
정체가 외계인이라고 치더라도
무력하게 당하는게 아니라 팽팽하게 맞서는 입장이고
캐릭터 인상이 진행내내 바뀌는 포지션이라서
만식을 응원하게 되는 파트도 있거든요
왕자 본인인건 몰랐는데 깜짝 놀랐네요
마케팅때문에 망한 저주받은명작 취급이던데
마케팅이 아니었어도 망했을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내용이 대중성이랑은 거리가 멀고
지금까지 본 한영 중 가장 '컬트명작'의 정의에 들어맞음
안타깝지만 어떻게해도 망했을 저주받은 명작이네요..

엔딩에 관해서
전 만식이 병구에게 연민을 느꼈다고 생각합니다
지구멸망 이유에 병구의 고문에 대한 분노도 있었겠지만
수백명의 다른 실험체들도 병구같은 삶을 살아왔을것이고
미쳐서 외계인 고문하려는 제 2, 3 의 병구가 나올수도있고
복합적인 이유로 고통받는 별인 지구를 터뜨리지않았을까요
연민을 느꼈기에 지구를 멸망시킨거죠
비슷한 맥락으로 어머니용 치료제는 진짜가 맞는데
너무 늦어서 죽었다고 생각함
그게 더 아이러니하니까요
만식이 병구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지구를 파괴하지 않았겠지만
착잡해보이는 표정으로 우산장식을 바라보는일도 없었겠지요
만식네 외계인들이 다른 행성에서 그런 실험을 하는 일 또한 앞으로는 없을듯 합니다
아까 애잔한 냄새라고 썼는데
영화에 전체적으로 애잔한 감성이 맴돕니다
엔딩크레딧 티비에서 병구의 삶이 흘러나올때가 정점이네요
참 꾸릿꾸릿한..감정이듭니다..
개인적인 욕심을 추가하면
엔딩때 원안대로 행복한 음악이(오버더레인보우)
흘러나오는게 더 아이러니했을텐데
그렇게 했으면 개봉당시 더 폭망했겠지요..
한영 본게 15개정도로 별로 없는 한영알못이지만
지구를지켜라가한국최고sf맞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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