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잉~ chuing~
츄잉 신고센터 | 소통센터 | 츄잉콘 | 다크모드
공지&이벤트 | 건의공간 | 로고신청N | HELIX
로그인유지
회원가입  |  분실찾기  |  회원가입규칙안내
스포 창약 3권 - 서장 (선행본)
인간맨 | L:7/A:145
3,490/3,710
LV185 | Exp.94%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4 | 조회 1,888 | 작성일 2020-11-03 19:36:00
[서브캐릭구경ON] [캐릭컬렉션구경ON] [N작품구경ON]
*서브/컬렉션 공개설정은 서브구매관리[클릭]에서 캐릭공개설정에서 결정할수 있습니다.
  [숨덕모드 설정] 숨덕모드는 게시판 최상단에 위치해 있으며 언제든 설정할 수 있습니다.

{spo} 창약 3권 - 서장 (선행본)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index&no=90598&_rk=urT&exception_mode=recommend&page=1

 

서장 커다란 돌을 뒤집어봤더니 이렇게 되었다 OP. "Hand_Cuffs".

 

 

 

썩었다. 12월 25일, 오후 3시. 명문 토키와다이 중학교의 학생기숙사에서는 밤색 트윈테일의 1학년 여중생, 보라색 네글리제 하나만 걸친 시라이 쿠로코는 침대에 엎어져, 그 상태로 움직이지 않았다. 완전히 썩어버렸다.

 

썩은 해파리가 말했다.

 

「언니가……안 돌아와─……」

 

그래.

 

룸메이트인 미사카 미코토가 24일 밤에 행방을 감춘 이후, 지금까지 돌아올 낌새가 없었다. 도망쳐버렸다. 매혹적인 언니는, 크리스마스 당일에 어딘가 모르는 장소에서 즐기기로 한 모양이다, 아무래도 귀여운 후배는 노아의 방주를 타지 못한 것 같다. 만약 무인도에 딱 하나만 가져갈 수 있다면. 시라이 쿠로코는 덧없이 낙선. 이런 건 악의가 없는 게 더 가슴에 박히기도 한다.

 

(너, 너, 너무해요……. 모처럼 오늘을 위해 이것저것 갖추었는데, 과자에 선물, 아로마에 영양 드링크, 감전대책으로 고무 연결탭에 장갑, 해초에서 추출한 반투명하고 질척거리는 실리콘 기술의 결정, XXX에 XXXX, 으헤그헤헤. 전부 하나같이 26일까지 팔다 남은 케이크의 산 같은 상태가 되었잖아요─!!)

 

점점 심각해지는 본심은 하느님이 들었다면 물리적으로 벼락이라도 하나 떨어뜨릴 것 같은 참상이었지만, 아무튼 큼지막한 식충식물은 먹잇감을 놓쳤다.

 

더는 버둥거릴 기운도 없었다. 그런 시라이 쿠로코의 베개맡에서, 휴대전화의 단조로운 착신음이 울린다. 엎드린 상태로 손을 뻗어, 좀비처럼 낮은 목소리로 받았다.

 

「으에아─? 안티스킬(경비원)과의 합동 일제수색 말인가요???」

 

『뭔가 거대한 체포가 있는 모양이에요. 시라이 씨는 그런 폭력적인 거 매우 좋아하잖아요, 드물게 어른들한테 오퍼가 왔으니까 가보는 게 어때요?』

 

아무래도 1년에 한 번뿐인 크리스마스까지 저지먼트(풍기위원) 쪽엔 일이 쌓여 있는 모양이다.

 

한순간, 스물이 될 때까지 똑바로 기억하고 있으면 저주받는 보랏빛의 생리가 심각해서 일어날 수 없다는 꾀병을 구사해 끊어버릴까 싶었던 시라이 쿠로코였지만……문득 생각을 고쳤다.

 

그래,

 

(복잡한 사건이 있는 곳에 언니가 나타나지 않을까?)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시라이는 황급히 응답했다.

 

「알겠어요, 우이하루!! 당장 현장으로 향할게요, 장소는!?」

 

품행방정을 외부에서 강제하는 토키와다이 중학교, 그 학생기숙사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특히 엄중한 봉인이 이루어지지만, 치안유지 조직인 저지먼트의 활동이라면 예외적으로 넘어가준다. 시라이 쿠로코, 처음 맞이하는 토키와다이 크리스마스. 사감의 눈앞을 가로질러 난공불락이라고 불리는 학생기숙사의 정면 현관에서 교복 차림으로 당당히 바깥으로 나가는 데 성공했다.

 

「그럼」

 

조용히 숨을 내쉬더니, 학교 지정의 동복과 길고 긴 머플러를 조합한 트윈테일 소녀가 느닷없이 허공에서 사라졌다.

 

한 번에 움직일 수 있는 거리는 81.5m, 한 번에 옮길 수 있는 무게는 130.7kg으로 정해져 있지만, 짧게 여러 번 반복함으로써 레이싱카를 웃도는 속도로 고속 이동할 수가 있다. 물론 아스팔트의 길을 무시하고서.

 

장소는 옥석혼효(玉石混交)의 제7학구에서도 치안이 안 좋은 일각이었다. 벽에는 별로 예술 느낌이 들지 않는 스프레이 낙서, 지면에는 훔치고 그 상태로 버린 듯한 자전거가 굴러다닌다. 크리스마스에도 특별한 색채로 정리할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시라이는 직업상(?) 자전거 안장 아래에 있는 등록 스티커만 휴대전화로 촬영하며,

 

「이 부근인가요?」

 

『안티스킬의 전용차량이 세워져 있을 테니 그쪽으로 합류해주세요. 저도 저대로 바쁜지라 함께할 수 없는 게 안타깝네요─. ……어, 아, 네? 으에에─!! 이거 전부 오늘 중으로 자동연산 도식화를 하는 건가요!?』

 

버둥거린다 싶더니 통화가 끊겼다.

 

(어쩔 수 없지……)

 

아무도 돌아오지 않는 기숙사 침대에서 썩기보다, 바깥을 돌아다니는 편이 사랑스러운 언니 미사카 미코토와 맞닥뜨릴 확률이 높은 건 사실이었다. 그것도 사건성이 큰 지역이라면 확률변동으로. 몹시 불순한 동기이긴 하지만, 확정으로 거리의 치안을 회복할 수 있다면 양해해주길 바란다.

 

창문 없는 버스, 같은 느낌의 강철 대형차량의 문을 두드려 내부에서 열게 한다.

 

원룸보다 넓은 차내는, 바깥에서 본 것과 달리 빈틈이 없었다. 우선 벽 양측이 업무용 컴퓨터로 가득했고, 남은 공간에도 무기탄약 상자가 쌓여 있었다. 조명다운 조명은 없고, 모니터 빛과 기계의 열기가 한정된 공간을 채운다. 아무래도 사람을 옮기기 위한 차량이 아니라, 정보 관제와 물자 보급을 겸한 후방지원 같다.

 

(이렇게 보여도 서브. 그렇다면……버스 하나로도 수습할 수 없는 규모의 인원이 움직이고 있어?)

 

시라이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안티스킬은 학원도시의 치안을 지키기 위한 『어른 측』의 조직이다. 외벽 『바깥』으로 말하자면, 역활상 경찰에 가깝다. 그들이 교직원 중 지원을 받아 고도로 조직화되었음은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 정도라면 상당히 대규모적이었다. 잠시 상상해보면 알겠지만, 현행범이며 거리를 내달리는 한 명의 강도를 쫓아가는 데 얼마나 많은 제복 경찰이 필요할까. 30명으로도 부족하다, 같은 장면은 좀처럼 볼 수 없을 것이다.

 

「실례합니다, 그쪽 요청으로 출두했습니다. 저지먼트 시라이 쿠로코예요. 저를 호출해야 하는 거대한 체포라면 역시 능력자 관련 안건인가요?」

 

휴대전화 가게의 접수원처럼 되지는 않았다. 우선 침묵이 소녀의 목소리를 빨아들였고, 잠시 뒤, 힐끗거리는 시선 몇몇이 모여들었다. 손님은 부처다, 같은 말은 공무원에게 통하지 않는다. 그리고 애당초 시라이는 손님이 아니었다. 이윽고, 근처에 있던 오퍼레이터로 보이는 여성이 입을 열었다.

 

무뚝뚝하게 턱으로 안쪽을 가리키며,

 

「저 사람과 함께 행동해」

 

일부러 지명까지 하며 열렬하게 접근한 것치고는 철저하게 붙임성이 없었다. 반에서도 가끔 있는, 실패해버린 츤데레 캐릭터 만들기라고 시라이는 납득하며 그쪽으로 눈길을 돌렸고

 

 

 

말문이 막혔다. 그 자리에서 뒤로 자빠지는 줄 알았다.

 

 

 

……여기서 하나, 양해를 구할 것이 있다.

 

이미 말이나 몸짓 구석구석에서 배어나왔겠지만, 이렇게 보여도(?) 시라이 쿠로코는 명문 토키와다이 중학교에 다니는 순수 배양의 아가씨이다. 평범하게 지내기만 하면 남자의 냄새는 맡아볼 수도 없는 여자기숙사 생활을 보내고 있다. 딱히 남성 공포증이 있는 건 아니지만, 남자 집단과 여자 집단, 내던져진다면 어느 쪽이 진정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자연스럽게 후자를 선택하리라.

 

그런 그녀가 봤을 때, 전달받아 돌아본 곳에 있던 버디는 터무니없는 상태였다.

 

성냥개비 같은 아저씨였다.

 

머리도 벗겨져 있었다.

 

마이넘버 제도의 열렬한 지지자인지, 머리 전체의 바코드로 관리받기를 원하는 것 같았다.

 

비쩍 말랐는데 기름져 있었다.

 

잘못 고른 택시의 내부 같은 냄새가 났다.

 

바코드에 안경이 조합되어 있었다.

 

애당초 근본적으로 남자였다.

 

「우그오오오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 네. 당신이 시라이 쿠로코 씨인가요. 처음 뵙겠, 우왓 뭡니까 갑자기!? 이, 이게 바로 레벨5(초능력자)로의 각성!?」

 

뭔가 이쪽으로 다가온 방탄장비의 중년남성이 움찔 어깨를 떨었다.

 

하지만 시라이 쿠로코는 그럴 경황이 아니었다.

 

「왜,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일이 이렇게 된 건가요!? 모든 게 순조로이 잘 풀렸다면 지금쯤 밀실 안에서 사랑스러운 언니와 단둘이 있었을 텐데, 정신을 차리자 이런 리본도 풀지 않고 20년 정도 방치한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주름진 남자가 다가오다니─!!!!!!」

 

「무,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아저씨의 인권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않겠니……?」

 

부드러운 빈정거림도 통하지 않았다.

 

그렇다기보다, 나왔다. 그 문구가 나오고 말았다. 순수한 아가씨가 가장 가까이 해선 안 될, 3글자의 단어가. 나오기만 해도 은이온이 가득 담긴 멸균 스프레이를 쥐어야 할 지옥의 말이. 그가 깜짝 놀라기만 해도 땀이 배어나왔고, 땀이 배어나오자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그 냄새가 천천히 풍겨온다. 시라이는 창백한 얼굴로,

 

「이, 일단 바깥으로!」

 

「아, 일에 열성적이군요. 역시 엘리트 아가씨는 다르네」

 

아니. 택시의 싸구려 합성가죽 좌석 같은 그 냄새를 체내로 들이기 싫었다. 하지만 여기서 다퉈봤자 시라이에게 좋은 일은 아무것도 없다. 소문의 바코드 안경은 방어력이 없어 보이는 머리를 쑥스러운 듯 긁적인 뒤, 깜짝 놀라 자신의 바코드를 정리한다.

 

「저, 저는 라쿠오카 호후라고 합니다……」

 

「시라이 쿠로코」

 

트윈테일 소녀는 빠른 말투로 대응했다.

 

필요 이상으로 거리를 넓게 잡으며, 시라이는 한숨을 쉬고 본론으로 들어간다.

 

「그럼 라쿠오카 선생님. 체포해야 할 것은?」

 

「아, 이거 일반층에는 비밀인데요. 요즘은 동영상 사이트니 SNS니, 화제만 모을 수 있다면 뭐든 저지르는 시대니까……」

 

「빨리」

 

「그러니까 말이죠」

 

라쿠오카 호후는 작은 동물처럼 좌우를 확인한 뒤, 이쪽으로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작전명 · 수갑. 『암부』의 일소 작전입니다」

 

 

 

『암부』.

 

학원도시의 문제 처리, 때로는 범죄자와의 직접 전투까지 담당하는 저지먼트 시라이 쿠로코였지만, 그런 그녀에게도 히키코상(ひきこさん)이나 쿠네쿠네와 마찬가지로 모호한 존재였다. (※ひきこさん:일본의 도시전설 중 하나. - 역자 주)

 

『그것』의 냄새를 풍기는 말이나 사람의 움직임을 보고들은 적은, 있다.

 

하지만 『그것』 그 자체에 닿았다는 반응이나 실감은, 없다.

 

(……우리가 있는 것보다, 훨씬 안쪽)

 

하지만 애당초 『암부』의 정의가 무엇인지조차 시라이 쿠로코는 단언할 수 없었다. 모든 건 소문 속에서 흘러나오는 가공의 존재였다. 우연의 산물을 몇 개 엮으면 어떤 통일성이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된다. 그런 식으로 웃어넘기기에는, 너무나도 찝찝한…….

 

(아마, 언니가 혼자서 고개를 들이밀었을 영역. 오호라!! 그렇다면 역시 이 길은 틀리지 않았군요, 스스로 최대 위기에 돌격한다면 언니가 기다리고 있다!!)

 

「『그것』은 있습니다」

 

라쿠오카 후호는 분명히 말했다. 몰래 이야기하고 싶은 걸까. 거리를 무시하고 이쪽 영역으로 육박한 바코드 안경이 아무렇지도 않을 만큼, 그 말에는 마력이 있었다.

 

「그 왜, 지난날 통괄이사장이 바뀌었잖아요? 그 격변 중 하나로 떠올랐죠. 수렁 속에 쌓여 있던 오물이, 흔들려서 수면까지 올라온 것처럼」

 

「……, 」

 

「은폐 가드는 끊겼어요. 지금이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이기도 해요. 23개 학구 전체에서 일제히 움직이고 있거든요, 체포를 위한 『아웃랭크(파괴수배)』도 완성됐고요!」

 

지금까지 안티스킬과 저지먼트가 단편적으로 모았던 『쓸모는 없던 데이터』와, 이번에 위쪽 인간이 해금한 은폐 데이터를 융합한 물건이라고 한다. 요컨대, 이것을 따라 일제 조사만 해도 지금까지 흔적도 없던 『암부』의 거물 놈들을 일소할 수 있다는 계획이다.

 

「여기서 가시화된 『암부』를 뿌리부터 끊어내지 못하면, 같은 일이 반복될 뿐입니다. 수면으로 숨은 『그들』은 다시 누구도 손댈 수 없는 장소에서 무고한 시민을 끌어당겨, 먹어치우겠죠. 어떻게든 막아야 해요……」

 

「그들, 이라고 하면?」

 

「많아요. 온라인의 『아웃랭크』를 보면 말문이 막힐걸요?」

 

라쿠오카는 다른 곳을 턱으로 가리키며,

 

「……일단, 저희 담당으로 돌아가죠. 저기 있는 폐빌딩입니다. 아오우미 카레이, 통칭 『펫브리더』. 비밀리에 훈련받은 위험한 애완동물을 부추겨, 사고로 보이게 만들어 표적을 공격하는 전문직이라고 해요. 의뢰에 따라 단순한 협박부터, 미인대회 후보나 스포츠 선수의 리타이어, 그리고 암살까지 상처의 크기나 감염성의 정도는 여러 방면에 걸쳤다고 하지만요」

 

「그거, 지금까지는?」

 

「사고치고는 수상쩍은 안건이 몇몇 있었지만, 전부 사건화는 되지 않았어요. 현장 주변에서 발견된 불개미나 늑대거북이 보건소로 포획된 정도로군요」

 

일례만으로 상상을 넘어섰다. 애당초 『직업화된 범죄자』라는 게 존재하는 것부터, 일본의 중학생이 봤을 때는 신기할 따름이다. 그런 게 성립되는 건가? 하물며 이곳은 두꺼운 벽으로 둘러싸였고, 수많은 카메라로 감시되는 학원도시인데.

 

(은폐 가드가 끊겼다라……)

 

숨긴다는 건, 숨겨두는 게 더 좋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그건 대체 뭐지? 개개의 범죄자도 그렇지만, 이 정도 흉악범을 사회에서 덮어 가리는 시스템 그 자체에도 등줄기가 얼어붙었다. 마음만 먹으면 이 거리는 시라이 쿠로코의 존재마저 송두리째 『제거』할 수 있지 않을까?

 

「다른 멤버는?」

 

「『펫브리더』에 대해서는, 인원수 차이로 압살하려고 해도 역효과예요. 핀포인트로 격파하고 싶군요. 무엇보다 스위치 하나로 수백 마리의 거미나 문어가 튀어나올지 알 수가 없으니까요. 문이나 창문을 막았더라도, 덕트나 배수구 등 사람이 지나갈 수 없는 루트로 만연하는 위험도 있습니다. 포위해서 봉쇄하는 건 아마 무리겠죠」

 

「으헤에」

 

「만약을 위해, 바깥에는 살충제 부대를 대기시켜 놨어요. 인간에게는 별로 효과가 없는 피레트로이드니까, 시가지에서 살포해도 문제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생쥐나 까마귀 등, 인간과 똑같은 척수동물이라면 망을 빠져나가요. 발각되지 않는 것만큼 좋은 건 없겠죠」

 

「……그걸 위한 『텔레포트(공간이동)』, 인가요」

 

「문이나 창문은 물론, 건물 내부도 센서가 가득할지 모르잖아요. 그렇게 됐으니 잘 부탁합니다. 참고로 텔레포트는 처음인데, 대체 어떻게 표적을 정하는 건가요?」

 

「……………………………………………………………………………………………………………………………………………………………」

 

엄청 싫은 듯한 표정을 지은 트윈테일 여중생이 아저씨의 어깨를 때렸고, 육체적으로 접촉된 두 사람이 동시에 허공으로 사라졌다.

 

폐빌딩 안은 1년에 한 번뿐인 크리스마스로는 보이지 않는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벽지나 융단조차 없이 겉으로 드러난 콘크리트. 유리 없는 창문은 파란 비닐시트와 덕트 테이프에 억지로 막혀 있었고, 곳곳에 사격형 상자의 실루엣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 크기는 한 변 2m 정도의 정육면체일까. 이곳만이 열대어 수조처럼 푸르스름한 불빛으로 가득하다.

 

아니.

 

영락없이 수조나 우리 같은 것을 상상했던 시라이였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적외선 라이트와 수경재배 키트가 같은 전선으로 정리된 상자의 정체는,

 

「야채 공장, 인가요?」

 

「일종의 비오토프(biotope)겠죠. 정해진 시간에 먹이를 주는 게 아니라, 먹이가 있는 자연환경 그 자체를 인공적으로 조정했어요. 죽음의 원예부로군요, 이거야……」

 

두꺼운 아크릴로 뒤덮인 상자 안에는, 자세히 보자 다양한 생물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모기, 파리, 벼룩, 진드기, 바퀴벌레.

 

생쥐, 까마귀, 뱀, 독개구리, 박쥐.

 

박쥐거북, 피라냐, 흡혈메기, 블랙배스.

 

한 상자에 한 종류만 있다고 볼 수도 없다. 서로 잡아먹어 전멸하지 않는 종이라면 같은 상자에 한꺼번에 두었거나, 혹은 정말로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의 피라미드 자체를 완성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자, 자칫하면 이것들에 물리거나 찔리거나, 하는 건가……? 병원에 혈청이 있으려나?」

 

「하아. 부활동이나 위원회가 아니라 일이라면 산재, 즉 공짜로 입원할 수 있지 않나요?」

 

「싫어요, 저는 시라이 씨랑 다르게 공무원이니까! 원치도 않는 용돈과 휴식을 동시에 받아봤자 여기저기서 불평만 들을 뿐이라고요, 세금 도둑이라고……」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가 위에서 울렸다.

 

소심한 건지 사축 근성인 건지, 그런 아저씨의 한탄도 뚝 멈춘다.

 

여기까지 오자, 시라이도 라쿠오카도 일일이 목소리를 내어 확인하지 않았다. 손가락으로 신호를 보낸 뒤, 두 사람은 폐빌딩에 남겨진 비상계단으로 향한다.

 

다행히, 걱정했던 것처럼 카메라나 센서는 없었다. 방이나 플로어로 구분짓는 개념은 없는지, 계단 층계참에도 아크릴로 만들어진 2m 크기의 상자가 아무렇지 않게 놓여 있었다.

 

「(쉿……!!)」

 

시라이는 한쪽 손으로 아저씨를 제지하며, 가뜩이나 억제했던 호흡을 완전히 멈췄다.

 

계단을 올라가자, 내벽이 없는 넓은 플로어 안쪽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가 있는 걸까. 그것도 여럿이.

 

안쪽에서 들린다. 계단 부근에서는 확인할 수 없다. 꿀꺽 침을 삼키고, 시라이는 소리도 없이 살풍경하고 넓은 방으로 들어갔다. 고농도의 긴장이 전신의 신경을 천천히 좀먹었지만, 거기서 깨달았다.

 

『……새로운……취임……그런데, 』

 

여성의 시원시원하고 정확한 발음에, 함께 흘러나오는 음악과 효과음. 다시 기둥 그늘에서 조용히 들여다보자, 칸막이 없는 광대한 플로어 한가운데 60인치 이상의 거대한 벽걸이형 텔레비전이 놓여 있었다. 그 역광에 비치듯, 의자에 걸터앉은 사람 그림자가 검게 잘려나갔음이 보인다.

 

따로 사람은 없다. 밝은 목소리는 텔레비전에서 들리는 음성이었다.

 

이것이 놈의 생활공간, 인 걸까. 2m 크기의 상자로 둘러싸인 고독한 공간에 공사 구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새로운 통괄이사장이 취임 선언과 동시에 안티스킬의 대기소로 출두, 스스로 죄를 고백했다는 전대미문의 사태에, 학원도시의 일반 재판소에서는 격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기소 자체는 나온 것 같으나 일정대로 재판이 열릴지는 미지수로, 이 전대미문의 사태를 두고 12명으로 구성된 통괄이사회는 언급을 삼가고 있으며……』

 

펫브리더.

 

아오우미 카레이.

 

「너무하네」

 

윽!? 하고 시라이의 호흡이, 의도적으로 멈춘 것과는 다른 이유로 막힌다.

 

의자에 걸터앉아, 등을 돌린 여자는 이쪽을 알아차리고 있었다.

 

「우리도 필요해서 어둠 속에 가라앉은 건데 말이야. 주의가 바뀌었다고 그냥 잘라? 아니, 억지로 톱니바퀴를 빼봤자 학원도시라는 시스템 전체가 망가질 뿐이야」

 

「쳇!! 저지먼트입니다. 아오우미 카레이, 거기서 움직이지 마!!」

 

텔레비전을 바라본 채, 여자는 일어서지도 돌아보지도 않았다.

 

그저 어깨만 으쓱거릴 뿐이다.

 

직후.

 

 

 

퍽!! 하고.

 

녹색에 갈색, 회색에 검정. 다양한 색깔의 홍수가, 바로 옆에서 시라이 쿠로코의 옆구리로 달려들었다.

 

 

 

영문을 알 수 없었다.

 

한 마리 한 마리가 소녀의 손바닥에 필적하는 크기의 벌레인 점도 충분히 공포스럽다.

 

하지만 그보다 더한 건 숫자. 묵직한 볼링공이라도 얻어맞은 것처럼 시라이의 호흡이 멎었고, 사고가 흩어진다. 기둥 뒤에서 날아가, 눈을 껌벅거리며 콘크리트 바닥을 끌려가는 소녀에게, 텔레비전을 바라본 채 『펫브리더』가 속삭인다.

 

「해충에도 트렌드라는 게 있지」

 

쌀쌀맞은 모습으로.

 

「지금은 불개미보다 메뚜기일까. 그거 아니? 벌레는 상황에 따라 생태가 달라져. 수가 갖추어져 외적에서 몸을 숨길 필요가 없어지면, 풀잎 그늘에 숨기 위한 녹색의 몸 색깔을 벗어던지고 갈색으로 변하는 것도 그렇지. 평소에는 얌전히 풀을 먹더라도, 대담해지면 거슬리는 생물에 몸통 박치기를 하거나 혈육을 물어뜯어 공격하기 마련이지」

 

「커, 윽……!?」

 

「결국 그건, 무리의 밀도를 바꿔 스트레스를 제어하거나, 뭣하면 코라조닌(Corazonin)을 주입하거나, 아무튼 외부에서 환경을 조정하면 조교도 가능하다는 거잖아? 이를테면, 솔선해서 사람을 덮치도록 본능 부분을 고친다거나」

 

「쳇!!」

 

넘어진 채, 시라이 쿠로코는 자신의 허벅지로 손바닥을 올렸다. 엄밀히는 벨트로 묶어 비축해둔 금속 화살로.

 

하지만 『텔레포트』로 날린 순간이었다.

 

텔레비전 앞에서 의자에 걸터앉은 실루엣이, 공기를 뺀 것처럼 무너졌다. 아니, 그 정체는 갈색의 덩어리, 방울뱀 떼였다. 수백, 혹은 수천? 방대한 뱀들이 말단에 있는 발음기관을 흔들어, 사람 목소리와 비슷한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말해두는데, 동화의 마녀는 아니란다』

 

「……윽!?」

 

또각거리는 발소리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 울려퍼졌다. 하지만 엎어져 쓰러진 시라이는 돌아볼 여유조차 없었다.

 

『이 정도라면, 일반적인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어. 설명돼. 기억해두렴, 이게 바로 「암부」. 어중간한 각오로 고개를 들이밀어봤자 되는 일이 없을 거야. 뭐, 이미 손쓰기 늦었을지도 모르지만』

 

이대로는 놓친다.

 

『펫브리더』는 일그러진 세계를 만드는 흉악범이지만, 재료만이라면 어디서든 손에 넣을 수 있는 것 같다. 이런 연구실은 당장 내버리고 몸 하나만 도망쳐도 곧장 바로 장사를 재개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또다시 희생이 생긴다.

 

「왓」

 

그때였다.

 

너무나도 존재감이 옅었다. 그렇기에 오히려 적도 아군도, 전부 잊어버렸던 건지도 모른다.

 

「느그와아아─!!」

 

누군가가 느닷없이 소리를 쳤다. 안경에 바코드 머리 아저씨였다. 렌즈 안쪽에서 두 눈을 꾹 감은 채 양손을 앞으로 내밀고 곧장 돌진한 것이다. 대량의 메뚜기에 밀려 쓰러진 시라이 쿠로코를 우회하여, 벽을 따라 안전하게 플로어 출구로 향하는 『펫브리더』를 노리고.

 

허를 찔렸던 건지도 모른다.

 

「어?」

 

이때, 시라이 쿠로코는 처음으로 진짜 아오우미 카레이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럼에도 위태롭게 『펫브리더』가 옆으로 피한 직후, 아저씨는 파란 비닐시트를 뚫고 창밖으로 튀어나갔다.

 

하지만 안심할 틈은 없었으리라. 생각없이 힘차게 몸을 튼 게 잘못이었을까. 아오우미 카레이의 어깨가 두꺼운 아크릴로 둘러싸인 야채 공장……아니, 해충을 키우기 위한 인공환경 · 비오토프로 격돌했다.

 

뚝 소리가 들렸다.

 

시세는 알 수 없지만, 아무래도 두꺼운 아크릴은 커다란 통짜가 아니었던 것 같다. 『암부』라는 것도 경비 절감을 고려하는 걸까. 여자가 부딪힌 순간, 문 정도 크기의 가늘고 긴 판이 뜯기며 맞은편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판과 판 사이의 접착면이 뜯어진 것이다.

 

여기까지 와서, 시라이는 처음으로 아오우미 카레이의 맨얼굴을 포착했다. 그 기묘한 차림새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걸까, 단순히 웃기는 센스일까. 화려하게 노출의 검게 빛나는 본디지를 입은 대학생 정도의 여자였다.

 

그런 『펫브리더』가 직접 만든 한 변 2m 크기의 상자 속으로 굴러떨어진다.

 

벌레장 같았는데 바닥에는 투명한 물이 채워져 있었다.

 

번들번들하게 꿈틀거리는 건, 전기뱀장어일까.

 

「꺄꺄꺄꺄꺄꺄꺄아─!!!???」

 

의미불명한 절규가 있었다.

 

자세한 구조는 모른다. 하지만 통제된 『장사 도구』인 이상, 『펫브리더』는 직접 키운 생물에 습격받지 않아야 하는 게 아닐가. 혹은 저 전기뱀장어들은 조교가 완료되지 않은 준비 단계인 건지도 모른다.

 

「큭……」

 

시라이 쿠로코가 어떻게든 몸을 일으켜, 그쪽을 봤을 때는 이미 맨얼굴도 묻혀 있었다. 물속에서 감전이라는 치명적인 조건 이전에, 이미 터져서 뜯어진 피부로 몸속에 직접 들어간 것처럼도 보였다. 움찔거리며 손발이 계속 경련했지만, 아마 본인은 절명했을 것이다.

 

「하아, 하아……」

 

트윈테일 소녀는 쓰러진 채 금속 화살을 『텔레포트』로 하나 날렸고, 천장에 매달린 페트병을 꿰뚫었다. 홍차보다 짙은 색깔의 액체가 흩뿌려지자, 겁먹은 것처럼 메뚜기들이 물러난다. 노렸던 대로, 아무래도 저것이 비상시의 『스프링쿨러』인 것 같다. 같은 것을 몇 개 꿰뚫어, 인간은 맡을 수 없는 기피제로 플로어를 채운다.

 

떨리는 다리로 완전히 일어나, 시라이 쿠로코는 아크릴 상자 쪽으로 다가갔다.

 

뜯어진 2m의 결계.

 

부서진 벽에서 전기뱀장어가 바깥으로 나오려는 낌새도 없었다. 모든 게 안쪽으로 향한다. 물가에서 떨어지지 않는다기보다, 불쌍한 희생자의 체내를 기꺼이 눌러앉은 것처럼도 보였다.

 

처참한 결과였다. 사람이 죽은 것이다.

 

비닐이나 플라스틱을 잘 씹어서 삼킨 것처럼, 말이 떠올라도 머릿속에서 흡수되지 않았다. 묵직한 위화감만이 두개골 안쪽에서 굴러다닌다. 그 상태로 한동안 시라이 쿠로코는 가만히 서 있었다. 예기치 못한 사고였어도, 적절한 대응이었다는 한마디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도 무거운 결과였다. 하지만, 시라이는 서투른 안티스킬을 나무랄 생각도 없었다. 만약 아군의 지원이 없었다면, 이렇게 되었던 건 소녀였으리라.

 

이게 바로 『암부』. 최선을 다하더라도 새까만 결과가 들이닥치는, 구원 없는 세상.

 

「……, 」

 

끈적거리는 세례에서, 대체 몇 분이 경과했을까.

 

이윽고, 시라이는 휘청거리며 창문으로 다가갔다. 그곳만이 파란 비닐시트가 찢어져 있었기에, 네모나게 잘린 햇볕이 들어온다.

 

창가에서 아래를 내려다보자, 예상을 벗어난 상황이 기다리고 있었다.

 

기세를 죽이지 못해 떨어져버린 아저씨였는데, 바깥에는 건축용 발판이 있었고, 라쿠오카 호후가 걸려 있었다. 저쪽도 저쪽대로 오금이 저린 모양이다. 오랫동안 볼품없는 자세로 있었으리라, 비지땀에 젖으면서도 바코드에 안경을 낀 아저씨는 웃고 있었다.

 

아마 그는, 결과를 아직 모를 것이다.

 

「도, 도움이 되었나요?」

「그런 건, 시말서와 유족에 대한 보고를 마치고 나서 말씀하세요」

 

 

 

 

 

그리고 어떤 남자는 홀로 콘크리트벽에 등을 밀어붙이고, 숨을 죽였다.

 

하마즈라 시아게였다.

 

「말도 안 돼……세상에……」

 

『펫브리더』는 확실히 선인이 아니다. 뒤에서 다양한 일을 청부받았다. 하지만 암살은 카드로 내세우기만 했을 뿐, 실제로는 거의 쓰지 않았음을 하마즈라는 알고 있었다.

 

그로테스크한 해충과 해수를 즐겨 사용하는 아오우미 카레이의 본성은, 비용절감 요원이다.

 

저도 모르게 『암부』의 영역을 밟아 불필요한 것을 본 인간을 처리하는 것도 나름대로 비용이 든다. 그렇기에, 얕은 층에 그로테스크한 바닥을 만들고, 더는 안쪽에 아무것도 없다고 꾸미는 위장직. 그러기 위해서는 알기 쉬운 공포가 필요했고, 하물며 일반인을 살려서 돌려보내야 하는 이상 아오우미 본인이 맨얼굴을 드러내지 않아도 되는 원격이 바람직했다. 그렇기에 있는 『펫브리더』였다. 화려한 노출의 본디지 또한, 요컨대 내구성이 높고 오물이나 작은 알에서 몸을 지키기 위함이었다. T백의 근간에는 위험한 생물의 침입을 방지하기 위함이라는 설도 있다고 한다. 아무리 기발하더라도, 말을 물어 이유를 들으면 납득할 수 있는 성격이었다.

 

그렇지 않다면, 감히 함께하겠는가.

 

bC-96/R. 하마즈라로서는, 다양한 동물을 취급하는 관계였고, 연인 타키츠보에게 필요한 치료약을 마련해주는 중요한 거래처이기도 했다.

 

『체정』.

 

폭주 능력자의 체내에서 직접 추출한 성분을 응축 · 결정화했다는 그 약품의 영향은, 지금도 연인의 몸에서 완전히 풀려나지 않았다. 애당초 폭주가 전제였고, 극히 드물게 적합한 사용자의 능력을 강렬한 부작용과 맞바꾸어 부스트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이건 거의 독물이라고 하는 게 옳았다.

 

독을 빼려면, 사람의 손을 빌려야 한다.

 

『기온과 습도에 대해서는 냉장고에 넣어두면 문제없지만, 일단 누전은 조심해. 전기 분해로 간단히 성분이 망가지니까』

 

의사인 척 말하는 목소리가 지금도 뇌리에 떠오른다. 하지만 두 번 다시 들을 수는 없었다.

 

학원도시의 『암부』.

 

방금 막 헤어졌던 키누하타 사이아이와 맨션에서 기다리는 연인 키누하타 타키츠보 등, 일괄적으로 말해도 다양하게 있었다. 물론 방구석이나 SNS은 어둠에 예외를 인정해주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몸을 담갔던 하마즈라는 알고 있었다. 『암부』는 다양한 계층으로 나뉘어 있고, 아오우미 카레이는 키누하타나 타키츠보와 마찬가지로, 상당히 얕은 층, 밝은 장소에 속했을 것임을.

 

여기에 없다면 살아갈 수가 없고.

 

『암부』에 있으면서도 스스로 일선을 마련하여 자신을 다룰 줄 아는 인간.

 

그것을…….

 

(……아오우미 녀석, 방금 했던 건 경고밖에 없었어. 겉보기는 무서운 방울뱀은 송곳니를 빼두었고, 메뚜기를 쓴 것 역시 위험한 감염증을 매개하는 모기나 파리를 피해 『비살상 제압』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안티스킬인지 저지먼트인지 알 바 아니지만, 놈들이 쫄아서 겁먹었다면 그 틈에 도망쳤을 거라고. 애당초 진심으로 죽일 생각이었다면, 처음부터 위층에서 키우는 하이에나나 악어……아무튼 감염증을 무기로 한 대형 짐승을 우리에서 냈을 테니까)

 

대량의 메뚜기에 습격받은 트윈테일 소녀는, 너무 가까워서 도리어 위화감을 깨닫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떨어진 장소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봤던 불량소년은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다.

 

(저 녀석, 일부러 그랬어. 사고가 아니야)

 

하마즈라는 꿀꺽 침을 삼켰다.

 

관객석 바깥에서 봤어도 장치는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짚이는 점은 있었다.

 

(전기뱀장어용 기피제가 안 통한다니 말이나 돼? 저 아저씨, 남몰래 뭔가 해서 아오우미의 세이프티를 중화시키고 비오타프에 처박았어! ……사고가 아니야. 저 아저씨, 연약한 척하며 처음부터 전부 계획적이었던 거야!!)

 

증거가 남지 않는 살인. 서류상으로는 체포 당시 벌어진 사고였고, 하물며 직접 사인은 피해자가 불법으로 개발한 살인생물이었다. 그렇다면 자승자박으로 처리될 것이다. 안티스킬이나 저지먼트도 사람이다. 전 세계의 경찰이 경관을 죽인 범인을 쫓을 때 기를 쓰는 것처럼, 조직 내 사람의 위기에는 내부 조사를 수행하는 감찰관의 재정(裁定)도 물러질 것이다.

 

상당히 익숙하다……그렇게 봐야 하지 않을까?

 

현장에서 움직이는 방법은 물론, 그것을 판정하는 자의 심리경향 및 어떻게 하면 서류 속에서 떠오르지 않는지까지 완벽하게 계산이 깔려 있었다. 이렇게까지 깔끔한 조건을 갖췄다면, 오히려 새까만 빙고가 한 줄 늘어선 게 아닌지 의심하고 싶어질 만큼.

 

플로어에 남겨진 60인치 이상의 거대한 벽걸이형 텔레비전만이 평소와 다름없었다.

 

오후의 와이드쇼를 진행하는 여성 아나운서는 시원시원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통괄이사장의 대체로, 학원도시를 둘러싼 환경 또한 격변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스캔들이 어디까지 고름을 짜낼지, 각계가 주목하는 상태입니다. 놀랍기도 한 반면, 여기서 전부 내버렸으면 하기도 하네요』

 

스마트폰이 부들부들 진동했다. 매너 모드라서 착신음은 울리지 않았지만, 작은 모터음만으로도 충분했다. 심장에 안 좋다, 수명이 줄어든다.

 

『한조 > 하마즈라 너 지금 어디냐? 적대팀의 수장이 당한 모양인지 여기까지 패닉이 퍼지고 있어. 이 상태라면 누구를 노리는지도 알 수가 없다고!』

 

『쿠루와 > 일단 「암부」와 손을 잡고 운반책을 흉내냈던 놈들인 것 같지만, 어디서 선을 그었는지 수수께끼네요……. 하마즈라 씨, 이쪽은 수면 아래로 숨을게요. 죄송해요, 더는 시간이 없어요!』

 

긴박한 SNS 메시지는 불량배 시절의 악우에게 온 것이었다.

 

하지만 텔레비전의 목소리가 밝게 전환된다.

 

『그럼 계속해서 특집, 크리스마스 최전선! 귀여운 산타 의상을 입은 강아지와 고양이, 나아가 그런 희귀한 동물까지!? 인기 동영상 100연발을 기대해주세요』

 

부자연스러울 만큼.

 

불길한 사건 따위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화제를 덧칠하듯이.

 

그리고 같은 플로어에서, 아직 인기척이 느껴진다. 들킬 수는 없다. 하마즈라는 슬슬 콘크리트벽에서 등을 떼고, 소리가 나지 않게 주의하며 계단으로 향한다.

 

딱딱하고 차가운 계단은, 어떻게 한들 소리가 울린다. 더는 참을 수 없었다. 달리는 건지 뛰어내리는 건지, 스스로 판별도 할 수 없을 만큼 무턱대고 발을 움직였다.

 

정면 출구로 향하려다가, 벽에 달라붙었다.

 

특수차량의 사이렌이 들린다. 황급히 뒷문으로 돌아서지만,

 

「윽!?」

 

열리지 않았다. 녹슨 문의 회전식 자물쇠를 손가락으로 잡아 돌려도, 금속문은 꿈적하지 않았다. 오랜 세월 녹이 틈을 메웠는지, 처음부터 잘못 만들어졌는지, 문 건너편에 폐자재나 나무상자라도 쌓여 있는 건지. 원인은 알 수 없었고, 계속 생각할 수는 없었다.

 

『정말로 들린 건가요?』

 

『네, 네에. 확실히 소리가. 「펫브리더」의 동물이 비오토프에서 도망쳤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큰 문제예요……』

 

심장이 줄어들었다. 계단 위에서 들린 목소리는 아직 반신반의하고 있었지만, 적어도 소리는 들었다. 이쪽으로 다가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이제 울상이었다. 덜컥거리며 하마즈라는 같은 짓을 되풀이한다.

 

「마, 망할……」

 

이곳을 벗어나 다른 출구를 찾는다. 머릿속에서는 그런 의견도 나오고 있었지만, 눈앞에 있는 『일단』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사막 한가운데 있는 마른 우물로 계속해서 나무통을 던지는 듯한 어리석은 행위여도, 지금부터 지평선 너머까지 근거도 없이 물을 찾으러 걸어갈 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온다.

 

철문은 열리지 않는다.

 

이제 온다.

 

틀렸다, 도망칠 곳이 없어.

 

(에라……)

 

따닥따닥 이를 부딪히며, 한계까지 궁지에 몰린 하마즈라는 자기 주머니로 손을 찔러넣었다. 무언가를 꺼내들어, 딱딱한 감촉을 움켜쥔 채, 그는 소리친다.

 

 

 

「이 문을 열어라, 『니콜라우스의 금화』!!」

 

 

 

깜짝 놀랄 정도였다.

 

소리도 없이 매끄럽게 철문이 열렸고, 모든 체중을 실었던 하마즈라 시아게는 그 상태로 안에 쓰러졌다. 온몸이 아프다. 그렇게 빌었는데, 막상 열리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를 불러온다. 쓰러지는 박자에 손에서 놓았는지, 손안의 감촉이 사라졌다. 눈 때문에 축축한 지면에 쓰러진 채, 하마즈라는 고개를 움직인다.

 

지면에 금색 반짝임이 있었다. 크기는 500엔 동전보다 약간 큰 정도일까. 수염 난 노인의 옆얼굴이 각인되어 있지만, 인물에 짚이는 사람은 없었다. 적어도 일본 돈은 아닌 것 같다.

 

다소 칙칙한 색깔의 금화 테두리 한 점이, 빛을 띠었다. 정점에서 시계방향으로 천천히 폭이 넓어진다. 마치 도넛 형태의 원 그래프이거나 도화선처럼.

 

이것이, 『니콜라우스의 금화』.

 

본래 있어야 할 확률이나 통계의 계산 시트를 무시하고, 지정한 사상의 성공 확률을 100.0%로 고정하는 영장.

 

『역시 뭔가 들리는데요……?』

 

『조, 조심하세요, 「펫브리더」의 무기는 단순한 동물이 아닙니다. 감염증 캐리어로도 기능할 거예요!!』

 

『이 자식, 연약한 여중생을 방패로 내세워 꾹꾹 앞으로 내밀면서 말은 잘해……!!』

 

「윽!」

 

집착할 틈은 없을 것 같았다. 아무튼 『니콜라우스의 금화』만 건진 뒤, 하마즈라는 욱신거리는 몸을 혹사하여 일으킨다. 그런 다음 전력질주로 넘어갔다.

 

작전명 · 수갑.

 

『암부』의 일소 작전.

 

(말도 안 돼……)

 

떠오르는 건 결코 바깥으로 꺼낼 수 없는 몇몇 지인.

 

그리고 연인 타키츠보 리코.

 

이것과 똑같은 흐름이 학원도시 전체에서 벌어지고 있다면, 더는 안전한 장소 따위 어디에도 없다.

 

기록상으로는 새하얀 학살이 시작된다.

 

 

 

「웃기지 마!! 이런 『흐름』에 말려들 줄 알아!? 제기랄!!」

 

 

 

학원도시 안에는 있을 수 없다.

 

최첨단 기술의 누설을 막고자 바깥 둘레를 빙 벽으로 둘러싼 난공불락의 학원도시. 하지만 거리에 안에서 안전을 유지할 수 없다면, 이제 어떻게든 바깥까지 도망치는 것 말고 선택지는 없었다.

절대로 잃고 싶지 않은 소중한 사람과 함께.

 

단 한 닢의 금화를 들고, 최악의 크리스마스가 시작되었다.

 

 

 

시작부터 캐릭터들이 죽어나가네요.

과연 어떤 결말일까요?

개추
|
추천
4
신고
    
  [숨덕모드 설정] 숨덕모드는 게시판 최상단에 위치해 있으며 언제든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의견(코멘트)을 작성하실 수 없습니다. 이유: 30일 이상 지난 게시물, 로그인을 하시면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츄잉은 가입시 개인정보를 전혀 받지 않습니다.
즐겨찾기추가   [게시판운영원칙] | [숨덕모드 설정] |   게시판경험치 : 글 10 | 댓글 1
번호| | 제목 |글쓴이 |등록일 |추천 |조회
정보공지
금서목록 관련 게시물을 작성해주세요. [1]
츄잉
2021-08-11 0 2734
76915 일반  
어마금 4기 언제쯤
hjkl
2026-06-20 0 33
76914 일반  
스포 어떤 과학의 심리장악 36화 번역
인간맨
2026-06-08 0 167
76913 일반  
구약 → 신약 → 창약 → 묵약 으로 끝날듯
킨에몬VPN
2026-05-09 0 223
76912 일반  
일본 사는데 신약 어마금 23권 중고로 전부 샀고 원서로 보는중인데
킨에몬VPN
2026-05-09 0 150
76911 일반  
신약 어떤 마술의 초전자포는 나올 가능성 없나?
킨에몬VPN
2026-05-09 0 154
76910 일반  
스포 어떤 과학의 심리장악 35화 후편 번역
인간맨
2026-05-02 0 381
76909 일반  
스포 어떤 과학의 심리장악 35화 전편 번역
인간맨
2026-05-02 0 221
76908 일반  
스포 창약 15권 - 서장 (미리보기)
인간맨
2026-05-02 0 221
76907 일반  
스포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창약 15권 목차 일러스트
인간맨
2026-05-02 0 191
76906 일반  
어마금 4기 라기보다 신약 어마금 1기로 나오지않을려나
킨에몬
2026-04-27 0 158
76905 일반  
스포 어떤 암부의 소녀공서 15화 번역
인간맨
2026-04-01 0 334
76904 일반  
스포 어떤 암부의 소녀공서 PV 공개
인간맨
2026-03-28 0 196
76903 일반  
스포 어떤 과학의 심리장악 34.5화 번역
인간맨
2026-03-01 0 435
76902 일반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 완결 [2]
인간맨
2026-02-26 2 667
76901 일반  
스포 어떤 과학의 심리장악 수영복편
인간맨
2026-02-16 0 420
76900 일반  
스포 어떤 과학의 심리장악 34화 후편 번역
인간맨
2026-02-16 0 366
76899 일반  
어과초 4기 나오기 전 할 거
여신치사토
2026-02-08 0 269
76898 일반  
스포 어떤 과학의 심리장악 특전 드라마 CD 번역
인간맨
2026-01-17 0 313
76897 일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클로버보이
2026-01-04 0 263
76896 일반  
스포 창약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14권 흑백 일러스트
인간맨
2025-12-14 0 640
76895 일반  
스포 심리장악과 신약 연결점
인간맨
2025-11-29 0 598
76894 일반  
스포 어떤 과학의 심리장악 34화 중편 번역
인간맨
2025-11-29 0 937
76893 일반  
스포 어떤 과학의 심리장악 정보
인간맨
2025-11-29 0 448
76892 일반  
스포 현재 공개된 어과초 4기 정보
인간맨
2025-11-29 0 548
    
1
2
3
4
5
6
7
8
9
10
>
>>
enFree
공지&이벤트 | 접속문제 | 건의사항 | 로고신청 | 이미지신고 | 작품건의 | 캐릭건의 | 기타디비 | 게시판신청 | 클론신고 | 정지/패널티문의 | HELIX
Copyright CHUING Communication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huinghelp@gmail.com | 개인정보취급방침 | 게시중단요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