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게문학] 2층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4) 오자마자 겪는 서바이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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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아라. 슬슬 선별인원들이 들어와. 준비 끝났어?"
"네!"
"그럼 출발하자고."
"여기서 시험장까지는 어떻게 가...으악!"
칼리아는 아라를 낚아채고 한두 사람이 발 디딜 공간만 있는 부유선에 올라타는 동시에 최고 속도로 날아갔다. 곧 2층의 시험이 지금처럼 복잡하게 바뀐 지 수백년,아니 이젠 천년도 약간 넘어간 시간동안 모든 선별인원들을 맞이했던 갈색 풀숲의 서바이벌 게임장 위에 도착했다.
"자,여기 등대하고 마이크."
칼리아는 노란색 등대를 하늘 높이 띄우고 아라에게 마이크를 주었다.
"자. 헤돈이 지금 애들 전송하고 있어. 시작하기 전에 확인좀 하자...너 애들 명단하고 신상 확인했지?"
"당연하죠!"
"뭐 특이한거 있어?"
"어디보자....10가문 본가는 없고...당연한 소리지만 비선별인원 없고...일단 가장 중요한건 자하드의 공주가 한 명 있다는 거겠죠. 하...첫 기수부터...."
"자하드 공주있어? 그럼 절~대로 절대로! 데스매치 시키지 마라? 그냥 평범하게 반 줄이는걸로 가? 알겠지? 알겠지? 꼭? 안그러면 피본다?"
"아 네...그리고 이왕 자하드의 공주도 있으니 제가 며칠간 밤새가며 만든 '기능'이 정말로 필요할거 같네요..."
그때 선별인원들이 모두 전송되었다는 메세지가 아라의 포켓에 전송되었다. 아라는 그 메세지를 보고 심호흡을 한 후 입을 열었다.
"아...아...안녕하세요! 선별인원 분들! 탑의 2층, 시험의 층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자...그렇다면 설명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일단 이곳에서 치를 여러분들의 첫 시험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첫번째 시험의 룰은 간단합니다! 이곳엔 400명의 선별인원들이 있어요. 이들을 200명으로 줄...줄여주시면 됩니다. 수단과 방법은...자유...여기 있는 선별인원분들이 200명이 되는 순간 시험은 종료됩니다."
아라는 말을 하면서 자신이 처음 탑에 들어왔을 때를 생각했다. 멋모르고, 그냥 '탑'이란 데를 올라가야만 살 수 있다는 주위 사람들의 말에 어린 나이에 탑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느꼈던 공포...이를 3인칭으로 보니 그다지 달가운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하...진짜 이 시험은....정말..."
아라는 시험을 시작하기 전 한 가지 말을 덧붙였다.
"아! 싸우시기 전에! 여러분들! 포켓을 한번 꺼내 보세요...다들 꺼내셨죠? 죽을것 같은 상황에 처해질 시, 포켓에다가 [항복]이라고 외친다면 그 즉시 시험을 기권, 시험장 바깥으로 전송됩니다. 저도 이 시험을 치러봐서 알지만...이 시험은...참...아 어쨌든....시작합니다!"
아라는 마이크를 끄고 칼리아를 돌아보았다.
"칼리아. 저 잘했어요?"
"그래 뭐 무난하게 했네. 이제 내려가서 구경하자. 선별인원들 베스트시드 정하기 위해서 추세도 봐야 하고..."
칼리아는 부유선을 몰아 시험장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언덕으로 갔다. 아라는 부유선에서 내려 시험장 곳곳에 숨겨져 있는 등대들을 켰다.
"하....정말....불쌍해요 쟤들...제가 처음 탑에 들어왔을때...이 시험이 정말 충격이었었는데...뭐 지금은 구를만큼 구르고 랭커까지 찍었지만..."
"그래서 포기 기능을 만들어 준 거야?"
"네. 칼리아는 탑을 어떻게 올랐는지 모르지만, 전 정말 어렸을 때 들어온지라 이때 정말 정신적 충격이 컸었어요. 적어도...시험에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포기할 선택지도 만들어 줄 수 있다면 줘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칼리아는 아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착하네."
"글쎄요...랭커를 찍었다는것 자체만으로도 '착한 사람'이라고 불릴 자격은 없는 것 같아요. 저도 어쩌다 제가 이렇게 된건진 모르겠지만..."
칼리아는 빙긋 웃어 보이며 등대를 보았다. 다섯 번째 구역의 등대를 보던 칼리아는 갑자기 소리쳤다.
"그런얘기는 이따가 하자. 지금 어떤 빨간머리 남자와 파란머리 남자가 은발의 여자한테 덤비려고 하는데, 저 은색의 여자애, 공주 아냐?"
"...네 맞아요! 그린 로엔 자하드. 10가문 공주는 아니라지만...공주라는것 만으로도 일단은...하이랭커는 넉넉하게 찍겠죠. 사실 제가 포기기능을 만든건 쟤 때문이기도 한데..."
"저 녀석들도 참 불쌍하네.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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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너희들! 너네들 내가 누군지 모르지?"
로엔 자하드...그러니까 저 은발을 길게 늘어뜨린 여자가 자신을 공격하는 남자들에게 여유롭게 물었다. 붉은머리 남자는 태도에 화가 난 듯 소리쳤다.
"니가 누군지 우린 관심 읎다. 우린 탑을 올라가야 하니 걍 여기서 곱게 뒤져라."
붉은머리 남자는 주먹에 신수를 모으더니 로엔에게 내질렀다. 그때, 노란 머리에 약간 커 보이는 어설픈 갑옷을 입은 소년이 달려와 로엔을 밀쳐내며 가까스로 주먹을 피했다.
"그...그만둬요!"
뭐? 로엔과 붉은머리 남자는 뭐지?라는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다.
"그...연약한 여자애를 둘이서 죽이려고 하는건 너무하잖아요!"
"푸하하하하하하!연약한 여자애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로엔이 그 말을 듣고 자지러지게 웃었다. 반면 그 두 남자들은 소년을 보며 으르렁댔다.
"무슨말이야? 여긴 탑이다. 이 시험은 400명이 죽고 죽여서 살아남는 200명 안에 드는거고. 건방지게 우리를 방해하다니, 너부터 죽여주지."
푸른머리 남자와 붉은머리 남자가 같이 소년의 배를 주먹으로 가격했다. 그 소년은 한 바퀴를 돌며 나가 떨어졌다. 그때,
쉭-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들리고, 푸른머리 남자의 목이 깔끔하게 베여졌다. 목이 없는 몸통에서 곧 피가 솟아올랐다.
"어어어?"
쉭-
붉은머리 남자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공기를 가르는 칼의 소리가 들리고 곧 똑같이 몸뚱이만 남은 신세가 되었다. 로엔은 칼에 묻은 피를 슥 닦으며 웃음을 참지 못하고 킥킥 웃으면서 정신을 간신히 차린 노란머리 소년에게 다가갔다.
"헤헤....너...정말 웃기는 놈이네...저놈들 말대로 여긴 탑이라고! 도데체 왜 날 도와준거야?'
그 노란머리 소년은 떨면서 대답했다.
"그그그 그러게요...그냥...위험해 보여서?"
"하...난 자하드의 공주라고. 아까전에 연약한 여자애 드립 칠때 웃겨서 죽는줄알았어. 정말 왜 온거야? 괜히 끼어들었다가 내가 너까지 죽일수도 있었는데?"
"저....근데 자하드의 공주가 뭐에요?"
로엔은 생각했다. 이건 또 무슨 경우래? 어디서 살다온거야? 날 이렇게 대하다니...
"너. 이름이 뭐냐?"
"헤민이요."
"그래, 헤민. 자하드의 공주를 몰라? 너 도데체 어디서 살다온 거야? 무인도에서 살다오기라도 했어?"
"무인도까지는 아니지만...전...10층에서 가장 낙후되고 가난한 작은 마을에서 살았어요. 사실 탑이 뭐하는덴진 잘 모르지만...선별?막 우리 마을에서 정말 오랜만에 선별되었다길래 부모님과 이웃들의 기대를 받으면서 이 갑옷을 받고...들어왔죠..아 생각해보니까 할아버지가 말해준것 같긴 해요. 자하드가 탑의 왕이라고. 공주는 잘 모르겠지만. 저...누나는 이름이 뭐에요?"
로엔은 조용히 악수를 청했다.
"로엔이야. 에휴...내가 공주란건 그냥 잊어버려. 알아듣지도 못할거 같으니..."
헤민은 활짝 웃으며 그 손을 잡았다.
"네. 누나. 만나서 반가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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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너무 분위기가 밝다...
진짜 이 소설은 제가 지금까지 쓴 신게문학들 중에서 가장 분위기 어둡게 갈 생각입니다ㅇㅇ
아직은 밝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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