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토우 소설] 생일 선물 02
“그럼 검은색으로.”
토우카는 검은색 털실을 집었다. 요리코는 검은색 실이 맘에 드는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맞아, 지난번에 토우카짱네 갔을 때 봤던 그 사람은 뭔가 검은 색이 잘 어울렸어.”
“이거 몇 개 필요해?”
“2개면 될 거야. 아 맞아, 대바늘도 사야 돼.”
털실을 계산하고 나온 토우카와 요리코는(여담으로 은근히 비싸서 놀랐다고 한다) 요리코의 집으로 향했다. 요리코의 부모님은 모두 맞벌이여서 집에 없었다. 토우카는 인간들과의 인맥이 그다지 넓지 않아서, 다른 사람의 집에 들어와 본 적이라곤 요리코네 집이 전부였다. 요리코네 집은 이전에도 몇 번 온 적은 있었지만, 그래도 역시 다른 사람의 집에 오는 것은 좀 어색하다.
“토우카짱, 간식 내올까?”
요리코가 집에 들어서며 그렇게 말하자 토우카는 진심을 다해서 거절했다.
“정말로 괜찮아.”
“그래? 그럼 차라도 내올게. 좋아하는 차 있어?”
“커피로 부탁할게.”
“차암, 토우카짱은 만날 커피만 먹는다니까. 키 안큰다구.”
곧 요리코가 커피를 내왔고, 토우카는 제법 향이 좋은 커피의 맛을 즐기며 전부 마셨다. 토우카는 쇼핑백 안에 있는 검은색 털실을 꺼냈다. 어떻게 하면 이 실들이 엉켜서 목도리가 만들어지는 걸까? 신기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었다.
“그럼 레슨 시작~~ 먼저 내가 해볼 테니까 따라 해봐.”
요리코는 상당히 능숙한 솜씨로 대바늘을 움직이며 실을 엮었다.
“어… 이렇게?”
“아냐 아냐! 다시 해봐. 이렇게.”
“음… 이건?”
“그것도 아니야. 내 손을 다시 봐봐.”
“으음…….”
결국 토우카가 혼자서 할 수 있게 되는 때까지는 1시간이 넘게 걸렸고, 자신에게 이런 쪽의 재능은 전혀 없는 게 아닐까 싶어 낙담한 토우카를 요리코가 달래줘야 했다고 한다.
토우카는 집에 돌아와서도 몇 시간동안 실과 바늘을 붙잡고 끙끙댔다. 그런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던 히나미가 다가와 물었다.
“언니, 뭐하고 있어?”
“목도리 만들어.”
토우카는 힘없는 목소리로 그렇게 대꾸하곤 잠시 끙끙 앓는 소리를 냈다. 그리고 결국 짜증 내듯 소리를 지르며 실을 풀어버렸다.
“으아아아… 내가 왜 그 자식 때문에 이러고 있어야 돼…?!?!”
“누구 줄 거야?”
히나미가 묻자 토우카는 안 그래도 상기되어 있던 얼굴이 더 빨개졌다. 히나미는 왠지 귀여운 언니를 보며 키득키득 웃었다. 그냥 묻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토우카는 바닥에 널브러진 털실을 보다가, 투덜대며 털실을 다시 감았다. 그리고 다시 처음부터 실을 엮기 시작했다.다행히도 하루 이틀 하다보니 요령이 생겨서 그럭저럭 모양이 나게 만들 수 있었다. 이 정도 속도로 가면 3주 내에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토우카가 카네키에게 그 목도리를 건네주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틀 뒤인 12월 1일, 카네키가 피투성이가 되어 아오기리에게 잡혀갔으므로.
원래 1편이랑 2편 합쳐서 上이었는데 많이 올리니까 글이 중간에서 짤리네요. 어쩔 수 없이 두개로 나눠 올립니다.